(1)에 이어진 B씨의 이러닝 경험 - 함께 있어 좋다.

다음날 강의 듣기 전에 학습카페에 들어 가 내가 적은 글을 찾아보니 답 글이 많이 달려 있었다. 자기도 초보라는 사람에서부터 삼년째 준비를 한다는 사람까지 재미있는 글들이 많이 달려 있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올린 글을 보니까 부동산 중개사에 대한 전망, 내가 신청한 강의에 대한 평가도 많이 나와 있었다. 강사가 꽤 유명하여 강의만 잘 듣고 복습만 해도 합격점수는 더 받을 수 있다는 글도 있다. 물론 반대 의견도 없지는 않지만 대체로 평이 좋았다.

이 강의를 선택하기 참 잘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쪽지도 와 있었다. 쪽지는 학습카페를 운영하는 운영진이 보낸 메시지였다. 환영한다면서 앞으로 강의 뿐만 아니라 학습카페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 좋은 자료와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을 거라고 하면서 자주 방문하라고 했다. 어떻게 하면 강의를 잘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자세한 안내도 함께 있었다.

며칠 뒤 뉴스에서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자격증 전망이 어떻게 될지 불안한 마음에 학습카페에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아 보았다. 그러니까 답글이 10개 이상 올라 오는데 그 중 자기도 뉴스를 보고 불안해 하고 있다는 글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그런 뉴스 하루 이틀 나오는 거 아니니까 걱정 말라는 내용 등이 올라 와 있었다. 그런 글들을 읽고 나니 어느 정도 불안이 사라지고 열심히 하면 되겠구나 하는 자신도 약간 생기게 되었다.

학습카페에는 여기서 공부해서 합격하여 현재 부동산을 운영중인 사람도 있어 경험담 등 부동산 중개 자료와 좋은 수험 정보도 많이 올려 놓았다. 특히 그런 사람들의 글을 보면 왠지 자신감이 생기기도 했다. 그런 사람들의 글에서는 자기도 많이 흔들렸는데 게의치 말라고 하면서 강의 잘 듣고 열심히 하라고 한다. 산에 열심히 오르다가 힘들어 그만 포기하려 할 때 산에서 내려오는 사람이 얼마 안 남았으니 힘내라는 말 한마디에 힘을 얻어 산정상까지 오른 경우가 많다. 이처럼 흔들릴 때 누군가의 조언 한마디가 큰 힘이 되기도 한다.

며칠동안 야근이 많아 강의를 못 듣고 오랜만에 사이트를 방문하니 운영진에게서 보낸 쪽지가 와 있었다. 며칠간 안 보여서 연락 한 거라고 하면서 무슨 일이 있냐고 걱정을 해 주었다. 강의 듣기 전에 카페에 가서 다른 사람들의 글을 잠시 읽어 보니 나뿐 아니라 다들 사정이 있어 빠졌다는 이야기도 있고 어떤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 등 나와 비슷한 사정을 가진 사람이 꽤 많았다. 이번에는 다른 사람의 글에 나도 며칠 만에 왔으니 같이 열심히 해보자는 답글도 달기도 했다.

보름 정도 지나니까 이제 아이디만 봐도 대충 누군지 아는 사람도 생기고 또 나를 걱정해주는 운영자외 한 두명 더 동료도 생겼다. 강사가 직접 적은 경험담 및 답글은 더 열심히 읽고 조회수도 많았다. 그러저럭 한 강좌가 끝나 갈 때가 되어 다음 과목에 대한 강의를 선택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어떤 강의가 좋은지 질문 하니까 여기저기서 추천을 해주었다. 왜 좋은지 까지 이유를 알려 주어 그 중에 가장 많은 사람이 추천한 강의와 추천 이유가 나와 맞는 두 강좌를 선택해서 맛보기를 살펴 본 후 하나를 선택해서 수강신청을 했다.

수강 신청하니까 또 그 과목에 따른 학습카페가 개설되어 있다고 해서 그 카페에도 가입을 했다. 새 카페에도 많은 글이 올라 와 있는데 그 중에 눈에 익은 아이디가 있었다. 이 강좌를 추천한 사람의 아이디와 자주 보는 아이디도 많이 있어 인사를 나누었다.

다른 과목들도 마찬가지로 과목별로 카페가 있어 그 과목에 대한 추가 자료 및 정보가 많이 있었으며 강의에 따른 질문과 답변이 무수히 많이 올라 와 있었다. 내가 궁금해 하던 질문에서부터 미래에 대한 불안, 다른 사람들은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를 카페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과목별로 있는 카페에서 자주 보는 사람들끼리 또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해당과목이 아닌 새로운 주제로 카페를 만든 곳도 있다고 해서 그곳에도 가입을 했다. 물론 부동산 중개사 관련 정보를 주고 받는 카페다. 이 카페에서는 회원들 중 서로 얼굴을 보고 싶다는 의견도 있어 주말을 이용해서 모임도 가지기도 했다. 물론 강제가 아니다 보니 오프라인 모임으로 좋아 하는 사람들만 나와 많은 정보를 주고 받았다.

한 카페에서는 강사를 초빙해서 주말을 이용해서 오프라인 특강도 마련하여 부동산 중개사의 비젼뿐만 아니라 사무실을 차리려면 어디가 좋을지에 대한 개인 의견까지도 들을 수 있어 정말 도움이 되었다.

한편 카페를 통해 교재도 교환해서 보기도 하고, 개설되어 있는 벼룩시장 코너를 통해 싸게 중고 교재를 구입할 수 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시험을 위한 다른 강의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어 강의선택에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가끔 회의를 느끼거나 불안해 할 때도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조언 및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고민이 많이 해결되었다.

강의가 끝나도 카페는 계속 남아 있어 합격한 사람 뿐만 아니라 떨어진 사람들 까지도 추가 정보나 자료를 주고 받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여기에서 같은 강의를 들은 사람끼리 부동산중개사 네트워크도 구성되어 있었다. 사람이 좋아 계속 방문 하는 사람도 많다 보니 꼭 오프라인 학원에 온 것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모인 사람들이다 보니 이야기도 잘 통한다. 학원을 통한 모임은 친해지기 전까지는 약간 부담스러운데 온라인이라 이런 부담이 없어 도리어 적극적인 활동이 가능하게 된 것 같다.

이러닝과 학습 커뮤니티의 환상적인 만남

이상에서 살펴본 두 사람의 사례를 보면 인터넷학습이 시간 공간 비용 측면에서 엄청난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잘 못 하면 투자에 비해 능률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요소로 교육과정을 통한 학습과 동시에 학습공동체가 형성되면 학습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 특히 인터넷이 일상화 되어 있는 젊은 세대는 온라인에 더 익숙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교육에서 이루어지는 공동체보다 더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학교나 회사가 아닌 오프라인 학원에서의 만남에 대해 약간의 부담을 느낀다. 특히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여건이다. 이들을 위해 온라인 학습커뮤니티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온라인이기 때문에 도리어 전국 각 지역에 있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어 더 다양한 정보와 자료를 나눌 수도 있다. 필요하면 오프라인 모임도 할 수 있어 두 가지 모두를 적절하게 활용 할 수 있다.

한편 포털 사이트에서 운영되고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중 가장 활발화게 운영되고 있는 곳은 태그 등 IT관련 카페 및 영어 관련 카페처럼 거의 교육관련 커뮤니티이다. 이는 배우려는 목적이 뚜렷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어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 카페의 경우 교육과정을 통한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단순히 정보만 교류하는 형식 때문에 한계가 있다.

이에 반해 온라인 교육과정과 결합한 학습 커뮤니티는 교육과정을 통한 전문가에 의한 체계적인 교육이 먼저 이루어지고 동시에 활발한 학습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더 다양한 경험과 정보 및 자료까지 공유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러닝과 학습 커뮤니티가 만나면 1+1= 2가 아닌 그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사람에 따라서는 오프라인 교육보다 더 효과적인 학습이 될 수 있다.

한국사이버교육학회 기획실장 정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