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션-> 콘텐츠-> 운영,관리로 중심축 이전
지난 1월8일 e러닝산업발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e러닝 관련법이 제정되고, 신임 교육부장관이 사교육문제 해결 방안으로 e러닝을 공식적으로 거론하는 등 사회 전반에 걸쳐 e러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닝이 처음 도입된 이후 지금까지 이러닝에 대한 시각은 지속적으로 변화되어왔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를 살펴보면 앞으로 이러닝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그리고 나아가야 할지 짐작할 수 있다.

이러닝 도입 초기에는 사이버학습 솔루션 즉, 학습관리시스템(LMS)과 저작툴에 가장 많은 관심이 쏠렸다. 즉, LMS만 있으면 이러닝이 다 되는 것처럼 인식되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뒤 2년쯤 지나서 솔루션만으로는 효과적인 학습이 어렵다는 것을 경험하고, 교육내용과 그 구성 즉, 이러닝 콘텐츠가 가장 중요하다는 반성과 인식이 일기 시작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기업 이러닝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노동부 고용보험환급심사에서 콘텐츠 품질이 거론된 것을 필두로 한국사이버교육학회에서 국내 최초의 품질인증기관인 한국교육콘텐츠품질인증위원회를 구성, 콘텐츠품질인증제도를 도입하였다. 이를 통해 콘텐츠의 중요성은 보다 부각되었으며 콘텐츠 품질 또한 많이 향상되었다.

그 후 이러닝이 점차 자리를 매김해 가면서 이러닝의 효과적 운영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대두되었고 현장 실무자들에게서부터 튜터 역할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기 시작했다. 아울러 이러한 인식의 전환과 논의는 지난해 10월 인터넷학습체험대회를 계기로 본격화되었고 마침내 “인터넷학습지도사”라는 새로운 직종까지 나오게 되었다.

◆튜터의 역할이 급부상하는 시기
좋은 콘텐츠와 시스템만으로 학습효과를 높이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이를 벌써 인식한 초중고 분야에서는 사이버티처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학습지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초중고 e러닝업계에서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학부모와의 상담에서부터 심지어 학생들의 매일 학습참여도를 학부모에게 문자 메세지까지 보내는 정도로까지 학습관리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만큼 이러닝에서 튜터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의 결과를 극대화하는 데 있어 한가지 아쉬운 부분은 학습관리 전문인력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및 양성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러닝은 삭막한 사이버공간에서 혼자서 컴퓨터와 씨름해야 하는 것인 만큼 학습자들을 혼자 방치해 두어서는 안 된다. 이런 이유로 학습자가 혼자가 아니다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학습공동체도 만들어 함께 배우고,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학습환경을 만드는 역할을 튜터 즉, 학습지도사가 해야 한다.

튜터에게 교수자나 내용전문가 수준까지 요구할 필요는 없다. 이러닝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추고 사이버공간의 특성과 사이버공간에서의 학습심리 등 현장에서 필요한 요구를 잘 이해하고 경험을 통해 학습자와 함께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만 하면 된다.
물론 튜터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과정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선행학습자 중 우수자중에서 선발하되 이러닝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이 튜터로서의 역할을 하면 효과적이다.

튜터의 역할이 이처럼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나라 기업 교육 현장에서는 튜터의 활용이 극히 미흡할 뿐 아니라 역할 정의 마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아직도 튜터에게 교수자나 내용전문가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내용전문가가 e러닝에 대한 전문지식도 갖추어 튜터로 열심히 활동하면 금상첨화이지만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요구 때문에 기업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대부분의 자체 교육기관에서 노동부 고용보험 환급기준에 맞추기 위해 튜터를 내용 전문가급에서 주로 차출해서 기용하고 있다 보니 직급과 연령은 높고 이러닝 환경에는 익숙치 않다.

이 경우 직급이 부장 과장급인 튜터들은 운영자가 통제하기도 힘들 뿐 아니라 이러닝에 대한 기본지식도 없어 제대로 된 튜터 활동도 불가능 하다고 한다. 그러므로 운영자들이 편법으로 튜터로 직접 활동하거나 임시방편으로 따로 젊은 직원들로 튜터를 뽑아 활용하기도 한단다.

한편 이러닝 전문 업체에서도 튜터의 활용이 잘못 되기는 마찬가지이다. 이러닝 전문 서비스 업체에서는 튜터를 직원 중 제일 막내들이 주로 하고 있는데, 이 경우도 마찬가지로 학습자들은 제대로 된 튜터링을 받지 못하고 있어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지기 힘들다고 교육담당자들은 불만을 토로한다.

◆튜터에 대한 나쁜 편견을 버려야~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가는 현재 우리나라 기업 이러닝에 투입되는 인력분포를 살펴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대학에서 교육관련 학과 전공자가 기업이나 대학 혹은 전문업체에 입사하면 거의 대부분 콘텐츠 교수설계에 투입되고 운영자나 튜터로 활동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노동부가 발표한 2003년 "인터넷 통신훈련 평가"에 참여한 기업 중 교육분야를 전공한 이러닝 사내교육담당자는 기업당 평균 0.23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운영자가 이 정도면 튜터로 활동하는 경우는 전무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또한 노동부에서 실시하는 인터넷통신훈련기관 평가에서 교육관련 분야 전공자가 있는 기관에 가점을 줄 정도로 그 중요성은 인정하고는 있으나, 튜터 운영관련 기준 등에는 이에 대한 다른 방향으로 적용하고 있다. 더욱이 튜터의 역할이 무엇이며,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한 연구결과는 여기저기서 많이 나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제대로 반영하여 실시하고 있는 곳을 찾아 보기는 힘들다.

한편, 교수자나 내용전문가들에게 이러닝에 대한 전문지식까지 요구하는 것은 더더욱 힘들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러닝을 기피하는 교수들도 많다고 한다. 강단에서 강의만 하면 되던 것을 튜터 일까지 하라고 하니 이러닝으로 전환하면 도리어 일꺼리만 많아진다고 하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한다. 실제 이런 이유로 튜터 인력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과 대학이 많다. 또 한편 튜터가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질문에 답변만 하는 사람으로 전락되어 버리기도 한다. 실제 많은 튜터가 질의응답 전문요원으로 알고 있는 곳도 많다.

정작 이러닝에서 있어 필요한 튜터는 오프라인과는 달리 단순 지식을 전달하는 내용전문가보다는 이러닝 전문가 즉 학습 활동을 촉진하고 학습을 도와줄 수 있는 학습조력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튜터에 대한 인식변화가 절실
얼마 전 게임아카데미에서 과정 이수자 중 튜터를 선발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미 과정을 이수한 사람들 중에 튜터로 일할 사람을 뽑았다고 한다. 이는 튜터 자격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시작 되었음을 의미한다. 물론 세미나 , 워크샵 등을 통해 약간의 교육만 시키고 투입한다는 것이 아직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좀 더 체계적인 교육을 통한 이러닝 전문인력으로 양성한 후 투입하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나마 튜터는 내용전문가가 해야 한다는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인 현상이라 볼 수 있다.

앞으로 이러닝을 통한 학습효과를 더 높이기 위해서는 튜터의 역할에 대한 명확한 정립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제대로 된 교육을 통한 전문인력 양성으로 전문 튜터들이 많이 배출되어 차갑고 삭막한 사이버 공간을 최적의 학습 공간으로 만들어 온 국민이 믿고 찾을 수 있는 이러닝이 되었으면 한다.

한국사이버교육학회 기획실장 정현기